“곤룡골, 더 이상 비극 아닌 평화⦁인권 상징돼야”
10월 17일 오전 11시 대전 동구 산내평화공원 인근에서 곤룡골 희생자 제1회 추모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대전 동구 산내평화공원) 곤룡골의 비극은 더 이상 비극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교훈’으로 자리매김 되게 될 것입니다.”
한국불교태고종 대전교구종무원(종무원장 초암 스님)과 안심정사(회주 법안 스님, 태고종 교육원장) 공동주관으로 지난 10월 17일 오전 10시 대구시 동구 곤룡로 93 인근에서 열린 ‘대전 산내평화공원 곤룡골 제1회 추모문화제’에서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이 한 말이다. 곤룡골에 이 말이 울리는 순간, 희생자 유가족과 사부대중 등 500여 명의 동참자들은 뜨거운 눈시울을 감추지 못했다.
곤룡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3차례에 걸쳐 당시 대전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정치범과 국민보도연맹원 등 7,000여 명의 민간인이 한국군경에 의해 집단 학살 암매장된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린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대전시와 동구청은 정부의 협조를 받아 지난 2016년 8월부터 곤룡골 일원 11만m²의 부지에 위령시설인 ‘산내평화공원’(진실과 화해의 숲)을 조성하기로 하고,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에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한국불교태고종 대전교구종무원과 안심정사는 올해부터 첫 추모문화제를 봉행하기로 하고, 이날 억울하게 죽어간 민간인 희생자들을 위한 영산재를 거행한 것이다.
호명 스님과 초암 스님, 중앙종회의장 법담ㆍ교육원장 법안ㆍ총무원 행정부원장 성오ㆍ재경부원장 능해 스님 등을 비롯한 태고종도와 박희조 대전동구청장, 전미경 대전산내학살희생자유족회장 및 유가족, 대전교구종무원 신도 등 5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이날 추모문화제는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찬불가 합창, 고불문ㆍ발원문 봉독, 봉행사, 각계인사 추모사 및 유족대표 인사, 헌화, 헌시, 기부물품 증정, 영산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초암 스님은 봉행사에서 “암울했던 시기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와주신 귀빈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오늘 첫 추모문화제가 봉행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헌신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에 이어 추모사에 나선 법안 스님은 “총성이 멎은 지 70여 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희생자와 그 후손들을 달래주지 못했다”며 “이제 진실을 밝히는 일은 우리에게 맡기시고 혼령들께서는 곤룡골의 바람이 되어 자유롭게 훨훨 날아오르라”고 기원했다.
한편, 이날 추모행사 중 태고종은 쌀 3,000kg을 대전 동구청(청장 박희조)에 전달했다.
대전 산내평화공원 곤룡골=주필 승한 글ㆍ사진
출처 : 한국불교신문(http://www.kbulgy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