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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6년 봉축사]“온 세계가 하나로 꽃피는 一花세상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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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온 겨레와 사회에 부처님의 지혜 광명과 자비가 충만하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축원합니다.

이시다시피 아직도 온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온 세계가 경제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인명상실과 경제적 고통이 조금씩 완화되고, 지구촌도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부처님의 지혜 자비와 화합 정신에 입각한 상호 신뢰와 협력, 공존과 상생입니다.

이를 위해 부처님께서는 “온 세상의 모든 고통을 내가 마땅히 해결하여 편안케 하리라.”라는 탄생게(誕生偈)를 읊으시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부처님의 그 정신대로 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부처님께서는 항상 온 세상이 탐진치 삼독으로 불타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나 자신은 물론 우리 모두가 공존과 상생의 공동체적 존재라는 사실을 잊고 이기적 욕망과 분노, 갈애와 질투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기쁨과 환희에 가득 찬 마음으로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고 있는 오늘 이 시각에도 세계는 갈등과 대립, 적의와 욕망의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우려는 하루에도 수많은 고귀한 생명이 참혹하게 죽어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차마 인간의 짓이라곤 할 수 없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잔혹한 인명살상은 온 세계인의 마음을 참으로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푸틴과 러시아 군 당국에 호소합니다. 더 이상 전쟁으로 인한 인명살상을 멈추고 우크라이나 국민은 물론 러시아와 전 세계인들에게 평화와 자유, 행복과 기쁨의 삶을 되돌려 주시길 바랍니다.

갈등과 대립, 전쟁과 파괴 대신 행복과 자유, 평화와 기쁨이 매우 필요한 곳은 비단 우크라이나뿐만 아닙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총구를 서로 겨누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남북 관계도 차갑게 식은 채 폭발 일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또한 부처님의 지혜 자비 정신과 광명 없인 해결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원융 화합과 공존 상생 정신으로 서로 대화하고 협력할 때 우리 한반도와 한민족도 평화와 행복, 자유과 기쁨의 삶을 누리고 살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남북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져 우리 민족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경전에 담마기금(擔麻棄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짐(삼)을 짊어지고 가던 사람이 금을 보았지만 지금까지 짊어진 짐(삼)이 아까워서 금을 버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직도 어리석게 짊어지고 있는 짐(삼)을 지금 바로 내려놓아도 된다는 것, 지금 바로 내려놓으면 더 가볍고 행복한 미래가 열린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부처님께서는 삶을 고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사는 삶의 현실이 고통의 바다처럼 무겁고 괴롭다는 뜻입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부처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바른 삶의 길을 이웃과 더불어 지혜롭게 가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에겐 지금 여기가 바로 고해이고, 바른 삶의 길을 잘 가는 사람에겐 지금 여기가 바로 청정 불국토입니다.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라는 올해 '부처님오신날' 표어처럼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고통과 괴로움을 딛고 나 자신과 우리는 물론 온 세계가 하나로 꽃피는 일화(一花)의 세상이 되길 발원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며, 부처님의 자비 광명과 지혜가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6년 부처님오신날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합장


출처 : 한국불교신문(http://www.kbulgy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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